기업분석 5...계정(Account)과 분개(Journa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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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 주로 쓰이는 복식부기는 이탈리아의 수학자인 <루카파치올리>에 의해서 처음 만들어졌어.
부기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은 <루카파치올리>를 원수 쯤으로 생각한다만,
철학자 <괴테>는 복식부기를 보고“그 단순함은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이다”라고 했을 정도로 감탄했었다.
보는 관점에 따라 원수가 될 수도 있고 아름다운 존재로도 비추어 질 수 있는 차이는, 아마도 숫자에 대한 감수성 차이 때문일 것이다.
이수에게 <기업분석>은 원수로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투자를 한다는 사람이 그 회사에 대한 청사진을 보지 않는다면, 눈을 감고 절벽 위를 걷는 것과 다르지 않아.
투자학을 배우겠다면 <기업 분석>은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다.
다소 개념 정리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힘을 내보자.
물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 공부를 하는 목적은 회계장부를 예쁘게 꾸미자는 것이 아니고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자는데 있다고 했었지?
예를 들어, 볼펜을 10개 샀으면서 100개 샀다고 거짓으로 올려봐야 그것으로는 표도 나지 않는다.
<회사 비품> 계정 같은 것들은 있어도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쓸데 없는 곳에서 시간 낭비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재무제표를
만드는 과정만큼은 간단하게만 터치하고 갈 생각이다.
그럼 시작해보자.
어떤 회사도 1년 내내 재무제표를 만들지는 않아.
그저 간단한 회계 기록의 형태로 보존하고 있다가 일정한 기간이 되면 회계 기록들을
정리해서 재무제표들을 만드는거야.
제무제표를 만드는 과정 중, 첫번 째 단계로 가보자.
우선 <계정>이라는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하는데, <계정>은 각 회계 항목의 이름표를 말한다.
<현금>, <매출채권>, <매입채권>, <재고자산>, <미지급금> 등등 여러 가지의 계정이 있다.
각각의 계정 별로 정리를 해둔 원장(Ledger)에서 증가와 감소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는데,
각 계정 역시 일반적인 대차대조표처럼 좌변(차변-Debit))과 우변(대변-Credit)으로 나뉘고 차변에는 <자산>을
우변에는 <부채>와 <주주의 지분>을 표시한다.
그럼 실제로 재무제표가 어떤 순서에 따라 만들어지게 되는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분개(Journalize)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비교적 간단한 거래를 가정하여 설명해주마.
건재가 주유소 사업을 하려고 모아둔 돈으로 회사를 차렸다고 가정하고 약 두 달에 걸쳐서
다음과 같은 거래가 있었다고 해보자.
6월 1일: <건재주유소> 법인을 설립하고 20억 원으로 사업개시
6월 5일: 15억 원에 기존 주유소를 구입
6월 10일: <자동 세차기>를 3억 원에 구입하고 2억 원은 90일 이후 지급키로 함
6월 25일: <정비용 리프트> 1억 원짜리를 외상으로 구입.
7월 25일: 외상으로 구입했던 <정비용 리프트> 물건 값에서 5000만원 만 현금으로 지급.
위와 같은 거래를 하였다면 어떻게 분개가 될까?
분개는 위의 6개의 거래를 정리해서 차변과 대변으로 구분한다.
아래<첨부표> 참조
<첨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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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분개는 끝난 것이다.
맨 위 건재의 최초 출자금 20억원은 자본금이 된다.
자본금이 증가한 것을 대변에 먼저 기재하고 같은 금액으로 현금 자산이 차변에 기재된다.
이처럼, 언제나 대변과 차변이 같아야 하는 것이 복식부기의 기본이다.
20억 원이라고 하는 것은 자본금이기도 하지만 현금성 자산에 속하기도 하기 때문에
자산의 증가로 차변에도 기록이 되는 것이지.
그 다음으로 기존 주유소를 15억원 주고 산 것은 현금 자산을 이용해 산 것이지?
현금자산을 대신해서 주유소라고 하는 실물자산이 새롭게 생겼기 때문에 먼저 자산증가(실물자산의 증가)로
주유소가 차변에 15억 원이 기재되고 그 실물자산을 구매하기 위해 현금 자산이 감소했기 때문에
대변에는 15억 원 현금 자산의 감소로 기재된다.
<자동세차기> 역시 실물자산이다.
자산의 증가는 차변에 기재가 되지만 이것은 현금만 주고 산 것이 아니다.
현금성 자산은 1억 원만 나갔기 때문에 자산의 감소로 대변에 기재하고 2억 원은 미래 시점에 갚아야할 부채다.
부채의 증가 역시 대변이라고 했다. 역시 이 거래도 양쪽에 똑 같이 3억 원씩 분배된다.
<정비용 리프트>는 1억 원어치 짜리를 매수했는데 역시 실물자산이 증가한 것이므로 차변에 1억 원이 기재되었지만
완전히 외상으로 샀기 때문에 부채의 증가 역시 대변에 기록되어 대차가 정확하게 균형을 이루게 된다.
외상으로 가져왔던 <정비용 리프트>에 대해서 절반의 현금 지급이 있었지?
이것은 부채가 일부 사라진 것이기 때문에 부채의 감소로 일단 차변에 5000만원이 미지급금의 이름으로 기재되고
그 외상을 갚기 위해서 현금을 썼기 때문에 현금자산의 감소로 대변에 5000만원이 기재된다.
이렇게 일상적으로 어떤 회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날자 순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을
<분개>라고 하는 것이야.
더 깊이 알 필요는 없다. 대략 이런 식으로 분개가 된다는 정도만 알면 된다.
앞서도 말했었지만 <분개>는 생각보다 어려운 과정이다.
어떤 거래가 생겼을 때, 이것을 어느 계정으로 처리해야 하는지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특정한 거래에 대한 분개를 어찌해야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모 코스닥 기업에서는 이익잉여금(R/E)이 마이너스로 전환되자 대주주가
100억 원 상당의 부동산과 100억 원 상당의 그 회사 주식을 도네이션 한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당시 그 회사 대주주의 생각은 자기 주식을 출연해서 이익 잉여금으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회계 원칙상, 대주주의 자기 주식은 공정가격으로 인정하여 <이익잉여금>으로 잡을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분식회계를 막기 위한 조치다.
물론 타 회사 주식의 경우에는 투자자산으로 해서 이익잉여금으로 잡을 수 있는데,
이처럼 자본금으로 잡을 것이냐 말 것이냐만 가지고도 현실적으로 상당히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이 <기업 회계>다.
다시 말하지만, 그런 복잡한 관계까지 우리가 알 바 아니다.
계정과 분개에 대한 이야기는 대략 이 정도로 마무리 하자.
출처:박문환님 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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